향수 리뷰 ( 수정)

조말론 블랙베리 앤 베이 리뷰 — 지속력 시간별 기록

조말론 블랙베리 앤 베이 콜로뉴를 직접 쓰고 1·3·6·9시간 시점의 향 변화와 지속력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상황에 맞고 어떤 상황에는 안 맞는지까지 적었습니다.

조말론 콜로뉴 세 가지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그중 기분을 띄우고 싶은 날에 손이 가는 게 이 블랙베리 앤 베이입니다.

셋 중에 가장 달고, 가장 밝습니다. 실제로 쓰면서 느낀 것을 시간대별 기록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어떤 향수인가

  • 브랜드 조말론 런던 (Jo Malone London)
  • 출시 2012년
  • 조향사 파브리스 펠레그랭 (Fabrice Pellegrin)
  • 부향률 콜로뉴 (Cologne) — 조말론의 기본 라인. EDT보다 가벼운 편입니다
  • 계열 프루티 + 그린·우디
  • 용량 50ml

시향 조건 직접 구매해서 일상적으로 사용 중 · 손목 안쪽 분사 · 2026년 9월 기준

노트 구성

단계노트
탑블랙베리
미들베이 리프 (월계수 잎)
베이스시더우드

조말론은 노트를 단순하게 표기하는 브랜드입니다. 세 가지뿐이지만 과일과 허브, 나무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조라 인상이 뚜렷합니다.

공식 노트는 참고용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느껴졌는지는 아래에 따로 적습니다. → 향수 노트란?

시간대별 기록

시점상태
뿌린 직후가장 좋습니다. 캔디가게 같은 달달함이 확 올라옵니다
중반처음의 그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후반 (약 6시간까지)가까이 왔을 때만 느껴지는 잔향. 가끔 훅 올라옵니다

총 지속력 약 6시간 전개 특징 향이 바뀐다기보다 처음 인상이 계속 옅어지는 쪽입니다

조말론 콜로뉴는 일반적으로 가볍고 지속력이 짧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수치는 위 기록을 기준으로 봐주세요. 지속력은 피부 유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같은 향수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는 이유

실제로 맡아본 느낌 — 캔디가게의 달달함

맡을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배스킨라빈스 31, 아니면 캔디가게에 들어섰을 때

그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 확 밀려오는 달콤한 공기 있잖습니까. 딱 그 느낌입니다. 동심의 달달함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가깝습니다.

세 가지 노트만 적혀 있어서 단순할 줄 알았는데, 제 기준으로는 “달달함”이 이 향수의 전부였습니다. 블랙베리라는 이름 그대로입니다.

다만 설탕처럼 들큰하지는 않습니다. 과일 자체의 단맛에 가깝고, 베이 리프 때문인지 뒤쪽이 살짝 잡혀 있습니다. 덕분에 달지만 유치해지지 않습니다. 캔디가게의 향인데 싸구려 사탕 냄새는 아닌 지점입니다.

노트 전개는 교과서대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탑 노트가 제 예상보다 훨씬 오래 유지되고, 미들 노트라고 할 만한 뚜렷한 전환점은 잘 모르겠더군요. 대신 시간이 지나면 가끔씩 훅 올라오는 잔향이 남는데, 저는 이 구간이 제일 좋았습니다.

조말론 콜로뉴는 세 제품 모두 이런 인상이었습니다. 탑이 길고, 미들이 흐릿하고, 잔향이 은근하게 남는 구조. 일반적인 탑·미들·베이스 3단 전개와는 체감이 좀 다릅니다.

이런 상황에 좋았습니다

  • 기분을 띄우고 싶은 날. 달달한 향이라 뿌리면 기분이 같이 좋아집니다

이런 상황에는 안 맞았습니다

  • 존재감이 확실했으면 하는 날. 처음 뿌렸을 때의 그 향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총 6시간쯤 남지만 강도는 금방 옅어져서, “뿌린 티”를 내고 싶으면 아쉽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에게 맞습니다

향이 금방 옅어지는 게 단점처럼 보이지만, 향에 예민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장점입니다.

향수만 뿌리면 머리가 아프거나, 사무실처럼 좁은 공간에 오래 있어야 하거나, 주변에 향에 민감한 사람이 있다면 이 정도 강도가 적당합니다. 과하게 뿌려도 폭력적으로 퍼지지 않고, 알아서 은은해집니다.

반대로 “뿌린 티가 확실히 났으면” 하는 분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뿌려야 하나

강도가 세지 않아서 부담 없이 뿌릴 수 있는 편입니다. 손목 안쪽 중심으로 쓰면 무난합니다.

다만 달달한 계열이라 밀폐된 공간에서는 한 번 줄이는 게 좋습니다. 단 향은 확산력이 약해도 인지가 잘 되는 편입니다. 상황별 기준은 TPO별 향수 고르기에 정리해 뒀습니다.

추천할 사람 / 말릴 사람

추천

  • 달달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
  • 기분 전환용 향수를 찾는 사람
  • 향에 예민해서 강한 향수가 부담스러운 사람
  • 20대, 또는 밝고 가벼운 인상을 원하는 사람

비추천

  • 존재감이 확실한 향수를 원하는 사람
  • 단 향을 싫어하는 사람
  • 격식 있는 자리에서 주로 쓸 향수를 찾는 사람 (그런 용도라면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쪽입니다)

비슷한 향수

같은 조말론 콜로뉴 중에서 고른다면 이렇게 갈립니다.

  •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 — 이쪽이 더 무난하고 덜 답니다. 데일리로는 그쪽이 낫습니다
  •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 정반대 성격입니다. 달지 않고 건조합니다

두 제품의 리뷰와 3종 비교는 이어서 올립니다.


한 병을 다 쓰고 나서

50ml 한 병을 끝까지 썼습니다. 지금 가진 향수 중 다 쓴 건 이게 유일합니다.

리뷰는 보통 몇 번 뿌려보고 쓰게 됩니다. 그래서 끝까지 써야만 알 수 있는 것을 따로 적어둡니다.

질리지 않았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처음과 같은 이유로 좋았습니다.

달달한 향은 질리기 쉽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이 향수는 애초에 매일 뿌리는 용도가 아니어서 그런 일이 안 생겼습니다. 기분을 띄우고 싶은 날에만 꺼내다 보니 꺼낼 때마다 반가웠습니다.

달아서 질리는 게 아니라, 매일 뿌려서 질리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살 생각은 있는데 — 안 사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적겠습니다. 다 쓰고 나서도 다시 사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 안 샀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남은 병이 많습니다.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   100ml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30ml
존 바바토스 아티산          125ml
아티산 퓨어                125ml

좋아하는 향수를 다 썼는데도 재구매가 밀립니다. 이게 향수를 몇 병 이상 가지면 반드시 생기는 상황입니다.

병이 늘어남  →  한 병당 쓰는 속도가 느려짐
             →  다 쓴 병을 다시 살 자리가 없음

제일 좋아하는 향수가 가장 먼저 비는데, 정작 그걸 다시 못 삽니다. 125ml 두 병이 남아 있는 한 당분간은 이 상태일 겁니다.

향수를 모으고 싶어지는 시점이 오면 이 얘기를 떠올리시면 좋겠습니다. 병을 늘리는 건 좋아하는 향수를 미루는 일이기도 합니다. 보관 기한 문제는 향수 보관법과 유통기한에 정리해 뒀습니다.

다 써본 뒤에 평가가 바뀌었나

거의 안 바뀌었습니다. 처음 리뷰에 적은 내용이 그대로 맞았습니다.

다만 하나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지속력이 아쉽다”**는 걸 단점으로 적었는데, 다 쓰고 보니 그래서 질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달달한 향이 따라다녔다면 훨씬 빨리 물렸을 겁니다.

단점이라고 적었던 게 이 향수를 오래 쓰게 한 이유였습니다.


정리

기분이 가라앉는 날에 꺼내는 향수입니다. 뿌리면 캔디가게에 들어선 것 같은 달달함이 올라오고, 그 덕에 기분이 같이 좋아집니다. 이 하나만으로도 값을 합니다.

단점은 명확합니다. 처음의 그 향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총 6시간쯤 남지만 강도는 금방 옅어집니다. “뿌린 티”를 내고 싶다면 아쉬울 겁니다.

다시 살 것인가 — 네. 50ml를 끝까지 썼고 질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나만 산다면 이건 아닙니다. 데일리로는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가 낫고, 이건 두 번째로 사는 향수입니다. 기분용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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